TSMC-삼성 파운드리 격차 더 벌어졌다

삼성은 파운드리 사업을 2021년 본격적으로 키운 이후 지난 3년간 한 번도 TSMC의 아성을 넘지도, 근접하지도 못했다. 2021년 4분기에 TSMC를 바짝 뒤쫓았지만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TSMC는 지난해 1분기에 시장의 61%를 점유하며 역대 최고점을 찍었고 같은 해 4분기부터 오름세를 타면서 삼성의 추격을 따돌리고 있는 양상이다.

전문가와 외신들은 파운드리에서 삼성전자가 크게 3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고 본다. 이 가운데 설계자산(Intellectual Property·IP) 보유량은 가장 오랫동안 지적돼 온 문제다. IP는 파운드리 기업이 주문을 받아서 반도체를 만들 때 쓰는 틀, 밑바탕이다. 이날 현재 TSMC는 IP를 7만3000개, 삼성은 5300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선단공정 기술 경쟁에서 뒤처진 점도 TSMC 추격을 어렵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은 2022년 7월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 3㎚(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을 내세웠지만, 수율이 20%로 TSMC(60%)보다 낮아 고객사들을 끌어들이지 못했다. 삼성은 올 하반기부터 수율을 확대한 3㎚ 2세대 공정을 통해 분위기를 바꾸고 2㎚ 공정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내년에 양산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외에 파운드리에만 매진한 TSMC와 달리 반도체와 관련해 여러 사업을 함께 하는 삼성전자의 상황을 감안할 때 반도체 설계 기술과 도안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잠재 고객사들 사이에 있다. 

인텔이 심각한 자금난을 겪으며 구조조정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선 파운드리 사업을 축소하거나 관련 기관들을 매각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인텔은 파운드리 시장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반사이익을 두고 TSMC와 삼성전자 등이 치열히 경쟁할 가능성이 크다. 인텔의 고객사들을 누가 포섭하느냐에 따라 시장 점유율이 요동칠 수 있다. 일단은 TSMC가 한발 빨리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20일 독일 드레스덴에 반도체 웨이퍼를 만드는 공장을 착공했다. TSMC가 유럽에 세우는 첫 생산공장으로 이곳을 유럽 진출의 거점으로 삼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유럽은 파운드리와 관련해서 인텔이 터줏대감이었다. 보조금을 받아서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지에 연구개발(R&D)센터와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TSMC가 유럽 시장에 발을 들인 배경에는 이러한 인텔의 인프라를 흡수하려는 계산이 깔렸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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