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의 이름은 어디서 유래되었나요?"
“스타벅스, 아니 '스타벅'은 어느 고깃배의 일등항해사 이름이었어요.”
“고깃배라구요?” 그 남자가 물었다. 보아하니 우리에게 승리의 기회를 호락호락 내줄 것 같지 않았다.
“에이헙 선장의 배였죠·····, 모비딕을 찾아 나선. 스타벅은 커피를 아주 좋아했어요.”
더불어 그 일등항해사의 이름을 채택하긴 했어도 스타벅스를 설립한 젊은이들은 사실 그 이야기를 제대로 알지는 못했다는 글을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났다. 우리 세대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그들 역시 '백경'을 의무적으로 읽어야 했지만 대충 훑어보고 말았다고 했다. 하긴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처럼 '백경' 역시 학교에서 정해준 필독도서였을 뿐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는 사람은 별로 없는 그런 책이니까.
"'스타벅스'라는 이름에 대해 또 아시는 게 있나요?”그 젊은 남자가 물었다.
“그 이름이 훌륭하다는 거요.”
그 질문에 맞는 답을 했다는 확신이 들자 내 마음이 뿌듯했다. 크리스털이 기뻐하는 게 보였다. 이베트는 내 팔을 힘주어 잡았다.
“스타벅스는 아주 멋진 이름입니다.” 내가 말을 이었다. “첫째, 독특하고, 둘째, 발음하기 쉽고, 셋째, 혜택이 연상되니까요."
이세 가지는 광고 회사에서 제작 담당 이사로 있던 지난 날, 새로운 이름을 구상할 때 고객들에게 들이밀면 어김없이 먹혀들던 검증된 법칙이다. 훌륭한 이름에 필요한 3대 요건. 나는 그 세 가지 핵심 속성을 그렇게 불렀다.
곰 인형 부스에 있던 젊은 남자가 나를 똑바로 쳐다봤다. '도대체 이 별난 남자는 어디서 온 거야?' 아무래도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그 옆에서 크리스털은 만면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긴 기회만 주어지면 언제든 내 입에서 광고용 언어가 터져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테니까. 이베트는 지루한지 다음 행선지를 찾아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러니까 제 말인즉," 내가 재빨리 말을 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스타(star)가 되고 싶어하고, 또 모든 사람들이 돈(bucks)을 벌고 싶어하지요. 그 '스타'와 '벅스'가 만났으니 완벽한 이름이라 할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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