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lad days

soldier(군인)라는 단어의 기원은 확실하진 않지만 아마도 소금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대 세계에서 소금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귀했다. 로마인들에게 소금이란 희고 맛좋은 금이었다. 로마 병사들은 소금 살 돈을 특별히 받았는데 이를 salarium이라고 했고, 거기에서 영어의 salary(급여)가 유래했다. 어원으로 보면 '소금 삯'이다. 고마의 저술가 대플리니우스는 한술 더 떠 라틴어의 soldier에 해당하는 단어가 '소금을 주다'를 뜻하는 'sal dare'에서 파생되었다는 설을 주장했다. 그 설이 딱히 잘못되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대플리니우스는 약간 정신이 이상했으니 말을 좀 걸러서 듣는 편이 좋겠습니다. 

어쨌거나 소금은 군대의 전유물이 아니고 누구에게나 중요한 식재료이다. 소금이 들어가지 않는 음식이 거의 없고, 그래서 소금이 들어가는 음식 관련 단어도 엄청나게 많다. 로마에서는 소스에 꼭 소금을 쳤기에, 소스를 salsa라고 했다. 고대 프랑스에서는 거기서 철자 l을 빼고 sauce라고 했다. 로마에서는 '소금에 절인 고기'를 salsicus라고 했는데 고대 프랑스에서는 l을 빼고 saucisse라고 했고, 영국에서는 이를 받아 sausage라 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는 l를 빼지 않고 지금도 salami(살라미)를 만들어 먹는다. 그러다가 스페인에서는 야한(saucy) 춤을 개발해서 그것도 salsa(살사 춤)라고 했다. 

소금은 너무나 중요한 양념이어서 영국에서는 식탁에 소금을 이중으로 올려놓았다. 고대 프랑스에서는 '소금통'을 뜻하는 salier를 식탁에 올려놓았는데, 프랑스의 맛있는 요리 비결을 호시탐탐 노리는 영국 사람들인지라 슬쩍 훔쳐 왔다. 그런데 훔쳐 오고 나서는 그 어원을 금방 잊어먹고 철자도 까먹었다. 그래서 salier가 cellar(지하 저장고를 뜻하는 cellar와는 어원이 다르다)로 바뀌었다. 그렇게 되고 나니 cellar 안에 든 내용물을 확실히 해야 할 것 같아서 salt를 앞에 붙여 salt cellar라고 했다. 결국 '소금 소금통'이 되었다. 

한편 로마인들은 '소금에 절인 채소'를 먹였는데 이를 herba salata라고 했다. 영국에서는 이것을 줄여 salad로 만들었다. 셰익스피어는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에서 클레오파트라의 입을 빌려 이런 비유를 선보이기도 했다. 

My salad days,
When I was green in judgment...
판단이 미숙했던 나의 풋내기 시절...

salad days는 그 후 '풋내기 시절' 또는 '창창하던 시절'을 뜻하는 관용어가 되어, '평온했던 시절'을 뜻하는 'halcyon days'와 비슷하게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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