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자·IT 산업, 美 제재에도 성장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

중국이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전자·IT 산업 내 영향력을 확대하자, 중국 내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크게 악화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미국의 지속적인 제재로 중국의 산업 경쟁력이 악화할 것이란 초반 시각과 달리 스마트폰·디스플레이 등에서 힘을 과시하면서다. 

5월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국 스마트폰이 현지 업체 제품에 크게 밀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 1분기 중국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내 삼성 폴더블폰 점유율은 5.9%로 5위까지 추락했다. 지난해 11%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반토막인 셈이다. 폴더블폰 외에도 삼성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내 삼성 스마트폰 점유율은 0~1% 수준에 그친다. 반면 화웨이는 스마트폰 판매량이 69.7%나 급증했다. 이 덕분에 화웨이는 애플을 제치고 처음 자국 시장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시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세계 중소형 OLED의 53.4%(출하량 기준)를 점유했다. 작년 4분기(44.9%) 대비 8.5%포인트 상승했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55.1%에서 올 1분기 46.6%로 줄었다. 중국이 중소형 OLED 시장에서 한국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체 디스플레이 매출 부분에서도 중국은 한국을 역전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기준 한국기업들의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은 33.4%였고 중국은 47.9%를 기록했다. 양국의 격차는 2022년 5.6%p에서 14.%p로 확대됐다.

이 같은 중국의 약진은 미국의 제재가 되려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과의 패권 경쟁 속에서 ‘중국 제조 2025 전략’을 통해 자국 산업 발전을 꾀했다. 이는 주요 산업에서 핵심 부품과 재료 자립화율을 2025년까지 70%로 높이겠다는 목표가 골자다. 여기에 더해 14억명 규모의 자국민 사이 ‘애국 소비’ 기조가 확대돼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됐다. 

이자연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어떤 산업이든지 중국은 내수 시장 기반의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며 “시진핑 정부의 정책, 국산품 선호 현상 등과 더불어 제품들의 기술력이 올라와서 반도체 등 격차가 큰 산업도 결국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와 같은 전철을 밟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

Note: Only a member of this blog may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