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섭: 대우계열사들이 나중에 회복됐다는 사실은 같은데, 이것을 놓고 '워크아웃을 잘했기 때문이다', '원래 좋은 회사였기 때문이다'며 서로 정반대의 해석을 하고 있는 거네요.
김우중: 그렇지요. 우리 회사들이 다 회복돼서 정부가 공적자금 투입한 걸 다 회수하고도 남았습니다. 이것만 봐도 대우가 국가경제에 피해를 줬다고 얘기하기 어려운 거지요. 거기다가 우리 채권을 출자전환 했던 금융기관들은 크게 이익을 봤어요. 지금까지 4조원 넘게 돈을 번 것 같아요. 대우 해체가 국가경제에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전체를 함께 놓고 판단해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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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섭: 또 손해라고 얘기할 것들이 많이 있습니까?
김우중: (주)대우도 잘못 처리했어요. 일반 사람들이 잘 모르는데 (주)대우는 당시 세계 최고의 종합상사였어요. 일본 종합상사들은 상사와 메이커(maker, 제조업)가 분리되어 있어요. 우리는 다 같이 있어요. 거기에 건설까지 들어와 있고, 우리가 훨씬 종합적으로 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신흥시장에서 일본 종합상사들보다 더 잘할 수 있었던 거지요. 신흥시장이 계속 커지니까 (주)대우가 일본 종합상사들보다 커지는 건 시간문제였어요. 일본 종합상사들은 국내 거래를 많이 하지만 우리는 국내 거래가 없어요. 국제 거래만 따지면 (주)대우가 외형에서 별로 뒤지지 않았어요.
그런데 종합상사는 자산이 다 무형자산이에요. 인력이 제일 중요한거고... 사업하는 네트워크, 정보력이 다 경쟁력 기반이 되는 거지요. (정부에서) 워크아웃 한다면서 (주)대우도 배드컴퍼니라고 해버렸어요. 회계법인이 실사할 때도 그런 무형자산을 하나도 계산하지 않고 완전히 부실기업 취급 했어요.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좋은 사람들이 많이 나갔고, 자원 개발 등 사업 진행 하던 것들 놓친 게 많아요. 지금 종합상사만 나누어져서(대우인터내셔널) 그래도 잘하는 건 그나마 그동안 쌓아놓은 노하우와 조직이 남아 있으니까 그런 거지요. 워크아웃 들어가지만 않았으면 지금 훨씬 좋아졌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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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자금은 자산관리공사와 예금보험공사, 두 기관을 통해 나누어 투입됐다. 자산관리공사는 12조 7000억원을 투입해 2013년 12월 말까지 14조 3000억원을 회수했다. 대우 측은 추가 회수 예상액 2조 6000억원가량을 감안할 때에 총 16조 9000억원이 회수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에 따라 표면적으로는 자산공사 투입 공적자금에서 4조 2000억원 이익이 났다.
예금보험공사 투입액은 정확한 계산이 쉽지 않다. 예보가 대우계열사에 직접 투입한 것이 아니라 은행들의 투실채권 해소와 자본 확충을 위해 지원해줬고, 은행들이 이 돈을 대우 워크아웃 처리에 얼마나 썼는지가 정확히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재정경제부는 2005년 6월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17조원 내외가 투입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그렇지만 그 근거를 밝히지 않았다. 대우 측은 이보다 훨씬 적은 9조 5000억원가량이 예보에서 투입된 것으로 추산한다. 정부 측이 서울보증보험에 들어간 예보 자금이 대우 이외에도 삼성차, 기아차, 한보 등에 투입된 자금을 포함시켰고, 금융기관의 대손율을 실제보다 과다 계산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우 측은 예보 투입액 중 5조 4000억원이 회수됐거나 회수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예보 투입 공적자금에서는 4조 1000억원의 손실이 난 것으로 된다.
그렇다면 자산공사와 예보의 공적자금을 모두 합치면 총 22조 2000억원 투입에 22조 3000억원 회수로 1000억원 정도 이익이 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우 측은 정부에서 대우자동차를 잘못 처리해서 손해난 부분은 공적자금 손실액 계산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산공사에서는 대우차 채권에서 1조 6000억원을 손실처리했고, 예보에서는 (주)대우와 대우중공업이 보유하던 대우자동차 주식이 정부가 대우차를 GM에 넘기면서 아무 가치가 없는 것으로 처리했는데 이것이 액면가 만으로도 4조 5000억원이 된다. 대우측은 따라서 이를 손실에서 제외하면 실제 공적자금 초과 회수액이 최소한 6조 200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별도로 금융기관들은 대우채권을 액면가로 출자전환 한 뒤 그 주식을 매각하거나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어서 커다란 이익을 봤다. 대우측은 (주)대우와 대우중공업 2개사의 정리만으로 채권금융기관들이 차입급을 모두 회수하고도 4조 1000억원가량의 이익을 본 것으로 추산한다. 이외에도 GM대우수익증권, 대우자동차 청산법인, 대우캐피탈 주식, 대우캐피탈 수익증권, (주)대우 파산채권 등을 합치면 금융 기관들이 거둔 이익은 더 커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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